[말이랑 놀자 170] 밥먹기


  

  우리는 밥을 맛나게 먹어요. 든든하게 먹고서 새롭게 기운을 내지요. 배가 부를  만큼 먹고 기운차게 뛰어놀 수 있어요. 시계한테도 밥을 주어요. 째깍째깍 힘차게 돌면서 때를 잘 알려주지요. 손전화한테도 밥을 주어 동무랑 도란도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쪽글을 주고받습니다. 다들 알맞게 밥을 먹으면서 새롭게 웃어요. 풀이랑 나무는 비하고 햇볕하고 흙을 밥으로 삼아서 자라요. 새는 벌레하고 열매가 밥이 되고, 나비랑 벌은 꽃가루하고 꿀이 밥이 되어요. 우리는 ‘고기밥’도 먹고 ‘풀밥’도 먹고 ‘고기나물밥’이나 ‘맨밥’도 먹어요. 밥을 제때 못 먹으면 힘이 안 나서 놀기 힘들지요. 시계나 손전화한테도 밥을 제대로 안 주면 그만 멈추거나 꺼집니다. 다 다른 숨결이 다 다른 밥을 먹으면서 사이좋게 함께 살아요. 고운 밥 한 그릇으로 기쁨을 나누고, 정갈한 밥 한 그릇으로 새로운 마음을 가꾸지요. 오늘은 우리 어버이가 나한테 밥을 차려서 줍니다. 나는 이 밥을 먹고 씩씩하고 야무지게 자라서, 앞으로 우리 어버이한테 맛나고 기쁜 밥을 ‘꽃밥’으로 ‘웃음밥’으로 ‘사랑밥’으로 ‘노래밥’으로 차려 드리고 싶습니다. 4348.12.20.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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