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64] 흰종이



  눈처럼 하얀 종이를 보면 마음도 눈처럼 하얗게 다스릴 적에 곱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맑은 꽃송이처럼 하얀 종이를 보면 이 흰종이에 어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재미난 이야기를 빚으면 즐거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흰종이에는 글을 쓸 수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흰종이로 종이비행기를 접는다든지 종이배를 접을 수 있어요. 흰종이에 편지를 써서 부칠 수 있고, 흰종이에 빛깔을 알록달록하게 입히면서 종이인형을 빚을 수 있어요. 하얀 빛깔인 종이가 아니라 알록달록하게 빛깔이 깃든 종이라면 ‘빛종이’이거나 ‘빛깔종이’입니다. 빛종이에는 검은종이나 빨간종이가 있고, 파란종이나 푸른종이가 있어요. 빛깔에 따라 ‘-종이’를 붙일 만해요. 조그마한 종이라면 ‘쪽종이’가 되고, 노래를 적으면 ‘노래종이’이지요. 글을 쓰는 종이는 ‘글종이’일 텐데 어른들은 ‘원고지’라는 말만 씁니다. 그러고 보면 어른들은 ‘노래종이’라 하기보다는 ‘악보’라고만 해요. 뒤쪽이 깨끗한 종이라면 ‘이면지’보다는 ‘뒷종이’ 같은 말을 쓰면 한결 쉽고 재미있어요. 4348.12.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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