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59] 바닥조각



  인형을 선물로 얻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이모네 집에 놀러가서 마루 한쪽에 놓인 인형을 보았고, 이 인형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면서 갖고 놀았어요. 이모하고 이모부는 이 인형을 서글서글하게 두 아이한테 선물로 내주었어요. 이모하고 이모부는 그 인형을 모으려고 여러모로 애썼다는데, 다시 모으면 된다면서 선물로 줍니다. 기쁘게 웃으며 선물하는 아이들 이모랑 이모부를 마주하면서 ‘선물하는 마음’을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알뜰히 모았기에 선물할 수 있고, 기쁘게 건사한 살림이기에 선물할 수 있습니다. 남아돌기에 주는 선물이 아니라, 스스로 아끼는 살림을 선물합니다. 아이들은 이모와 이모한테서 인형을 선물로 받으면서 ‘인형받침’도 함께 챙깁니다. “이 인형을 가져가려면 밑에 있는 나뭇잎도 가져가야지!” 하고 노래합니다. 여러 가지 인형은 저마다 다르게 생긴 조각을 받침으로 삼아서 서는데, 이 조각을 찬찬히 모아서 붙이면 커다란 나뭇잎이 돼요. 그래서 ‘나뭇잎 받침’이라 할 만하고, 받침이 조각조각 나뉘었으니 ‘바닥조각’이기도 합니다. “그래, ‘바닥조각’도 챙겨야지.” “‘바닥조각’? 바닥조각이 뭐야?” “네가 챙기려는 것이 인형이 서도록 바닥에 있는 조각이니까 바닥조각이지.” “아하, 그렇구나.” 4348.12.5.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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