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자전거 삶노래 2015.10.12.

 : 하늘 땅에 고운 바람



바야흐로 가을걷이가 한창인 시골. 우리 집은 논이 없으니 가을걷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집은 가을걷이를 하는 이웃을 살펴보고, 가을걷이를 앞둔 들판을 널리 살핀다. 가을걷이를 하는 이웃은 기계를 부르랴, 기계를 부려 짚을 솎느라, 알맹이만 훍은 나락을 길바닥에 펴서 말리느라, 그야말로 아침저녁으로 부산하다. 우리 집은 가을일을 하지 않으니 이 마을 저 마을 두루 돌면서 하늘하고 땅에 드리우는 고운 바람을 바라본다. 이웃님도 가실(가을일)을 하면서 이 하늘을 함께 보고 이 바람을 함께 마실 테지.


우리 집이 가실을 하는 집이라면 나락 한 톨을 더 찬찬히 바라보는 이야기를 누릴 테고, 나락을 햇볕에 말리면서 함께 해바라기를 하는 이야기를 누릴 테지. 우리 집은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들길을 달리니, 자전거로 가을길을 달리면서 바라보고 마주하는 이야기를 누린다.


하늘에 구름이 재미나게 걸린다. 드높은 하늘은 온통 그늘만 베풀다가, 눈부신 햇살을 퍼뜨리다가, 뜨거운 햇볕을 내려 주다가, 다시 시원한 그늘을 베풀다가, 새삼스레 곱게 갈라지는 햇발을 나누어 준다. 요즈음 같은 때는 들판에 서서 하늘바라기만 해도 배부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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