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57. 너희 키로는 안 보일까


  우리 집 무화과를 따려고 아이들하고 우리 집 무화과나무 앞에 선다. 그런데 아이들은 무화과나무가 어느 나무인지 알아보기는 하지만, 무화과알이 어디에 어떻게 맺혔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이들 키높이로는 너무 높은가? 아이들은 아직 고개를 확 젖히고 높다란 가지를 올려다보기는 어려울까? “무화과 어디 있어? 안 보여!” “보일 텐데. 잘 살펴봐.” “그래도 안 보여.” “그러면 고개를 들어 봐.” “고개를? 음, 아, 저기 있다! 그런데 너무 멀어. 손이 안 닿아.” 손이 안 닿도록 머니까 그곳에 무화과알이 맺히는지 처음부터 생각을 못 할 수 있겠네. 아버지가 무등을 태우면 너희 손도 닿고 무화과알도 잘 보이려나. 4348.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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