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아이들, 고마운 아이들



  잘 노는 아이들은 언제나 고마운 아이들이다. 잘 노는 아이들은 언제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그러면, 나는 이를 언제부터 알았을까? 어릴 적에 신나게 뛰놀면서 ‘노는 아이’인 내가 바로 스스로 ‘고맙고 사랑스러운 아이’인 줄 알았을까?


  아니다. 어릴 적에는 신나게 놀면서 늘 ‘공부도 안 하고 숙제도 안 하는 나쁜 아이’라는 생각이 마음을 옥죄었다. 왜냐하면 둘레에서 ‘놀기만 하는 아이’를 ‘앞날이 걱정스러운 아이’로 바라보고 핀잔과 꾸중을 늘어놓았으니까.


  오늘 나는 우리 집 두 아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놀이. 둘째, 놀기, 셋째, 놀이하기.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아이들은 노는 동안 자라며, 아이들은 놀기에 튼튼하다.


  어버이가 아픈 데 없어서 함께 놀아 주든, 어버이가 아픈 데가 많아서 함께 놀아 주지 못하든, 아이들은 늘 놀아야 한다. 어버이 곁에서 놀아도 되고, 어버이하고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서 놀아도 된다. 아무튼, 놀면 되고, 놀아야 한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로 찾아가서 오른무릎을 쉬며 돌에 걸터앉는다. 참으로 먼발치인 데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렇게 잘 놀고 씩씩한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라니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러운가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4348.9.19.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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