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랑 이불 빨래



  작은아이가 새벽바람으로 물놀이를 찾는다. 이른아침부터 씻는방에 물을 받아서 물놀이를 즐긴다. 두 아이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남은 물은 이따가 또 물놀이를 해도 되는데, 오늘은 이불 한 채를 빨 생각이라서, 이 물로 빨래를 한다. 한창 수세미로 벅벅 이불을 문지르는데 작은아이가 뒤에 서서 “아버지 이불 빨아?” 하고 묻더니 “내 이불도 빨고 싶어.” 하고 말한다. “그러면 가지고 와.” 하고 말하니 얼른 달려간다. 누나 이불도 가지고 오라는 말을 하려 했는데 그냥 갔다.


  제 이불을 챙기려고 간 작은아이는 누나 이불을 함께 들고 온다. 말을 안 해도 스스로 아는구나. 제 이불을 빨고 싶으면 누나 이불도 함께 빨 만한 줄 아는구나. 새벽부터 안개가 짙게 끼는 모습을 보니 오늘도 폭폭 찌는 무더운 날씨가 될 듯하다. 이불도 잘 마르겠다. 4348.7.3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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