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만난 찔레꽃



  찔레꽃을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찔레꽃은 숲이나 들에서 으레 보았고, 우리 집 뒤꼍에서 늘 본다. 그런데, 바닷바람이 드세게 부는 바닷가에도 찔레넝쿨이 뻗으면서 하얗게 꽃을 피우네. 찔레야, 너한테는 ‘바다찔레’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겠네. 바닷바람이 짜면서 고되지는 않으니? 너희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어떤 꿈을 키우니? 바람이 드센 바닷가에서는 누가 너희한테 찾아와서 꽃가루받이를 해 주니? 개미가 있을까? 벌이나 나비가 이 둘레로 날아올까? 아니면 자그마한 새가 너희를 찾을까? 땅바닥을 기면서 돌둑을 타는 바다찔레꽃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쓰다듬는다. 4348.7.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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