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눈을 뜨다



  어두운 곳에서는 ‘눈을 감고’서 바라본다. 밝은 곳에서는 ‘눈을 뜨고’서 바라본다. 어두운 곳에서는 눈을 감고 어두움을 고요히 마음 깊이 받아들이면서 바라본다. 밝은 곳에서는 눈을 뜨고 밝음을 넉넉히 마음 가득 맞아들이면서 바라본다. 어둠은 어두운 빛이요, 밝음은 밝은 빛이다. 두 가지 빛은 언제나 내 몸하고 마음에서 함께 흐른다. 이 빛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비로소 나는 내 삶을 바로볼 수 있다. 바라보고, 바로보고, 마주본다. 오늘 하루도 마음에서 울리는 노래를 고요히 듣고 넉넉히 즐기면서 아침을 연다. 아름다운 삶은 언제나 내가 마음을 여는 이곳에서 깨어난다. 눈을 감으면서 책을 읽고, 눈을 뜨면서 삶을 읽는다. 눈을 감고 어두운 곳에서 흐르는 숨결을 읽고, 눈을 뜨면서 밝은 곳에서 감도는 바람을 읽는다. 4348.6.14.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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