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안 걷힌 고들빼기



  고들빼기잎에 아직 아침이슬이 안 걷혔다. 풀숲에서는 풀과 나무가 따로 ‘사람이 주는 물’이 없어도 스스로 잘 자란다. 왜냐하면, 어떤 풀이든 나무이든 스스로 이슬을 받아들여서 마실 줄 알기 때문이다. 풀이 잘 돋은 자리에서 자라는 나무는 풀잎에 맺힌 이슬이 풀잎을 타고 흙바닥으로 톡톡 떨어질 적에 뿌리로 물을 받아마실 수 있다. 풀잎 힘을 빌지 않아도 나뭇잎마다 이슬이 맺혀서 나뭇잎으로도 마시고 나뭇잎에서 흐르다가 떨어지는 이슬방울을 뿌리로 마시기도 한다. 게다가 풀이 알맞게 자란 땅은 언제나 촉촉하고 기름지면서 까무잡잡하다. 아무튼, 한여름이 되어도 고들빼기잎을 즐겁게 얻을 수 있다. 고마운 들풀이다. 4348.6.1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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