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저녁으로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오늘은 두 번 자전거를 탄다. 낮에는 두 아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탔으며, 저녁에는 혼자 자전거를 탔다. 낮에는 우체국에 볼일이 있기도 했고, 아이들한테 바깥바람을 쏘이려 했다. 저녁에는 주전부리를 장만해서 세 사람을 먹이려고 나들이를 다녀온다. 그런데, 저녁에 혼자 자전거를 몰아서 면소재지를 다녀오는데, 자전거가 대단히 가볍다. 아이들을 집에 두고 혼자 자전거를 탄 때가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기도 하고, 이렇게 내가 혼자 자전거를 타도 되나 싶기도 하면서, 몹시 가볍게 자전거를 달렸다. 두 아이를 태우고 모는 자전거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지만, 혼자 모는 자전거는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혼자 모는 자전거가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아이들을 이끄는 자전거는 이 자전거대로 재미있고, 혼자 모는 자전거도 모처럼 새로운 맛을 느끼도록 하니까 재미있었다. 4348.6.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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