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게 일어서는 문학



  저녁 늦게까지 뛰논 아이들을 잠자리에 누이면 어느새 곯아떨어집니다. 밤 늦도록 힘들게 일한 어른도 잠자리에 누우면 어느덧 곯아떨어지지요. 아이는 아이대로 몸에 새로운 기운을 담아야 하고, 어른도 어른대로 몸에 새로운 힘을 길어올려야 합니다.


  아침이 됩니다. 아이가 먼저 일어날 수 있고, 어른이 더 일찍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지개를 하는 아이는 오늘 하루도 새롭게 놀자면서 빙그레 웃습니다. 어제 하루 그렇게 신나게 뛰어놀면서 기운을 다 쓴 아이는, 오늘 하루 새롭게 뛰어놀면서 새 기운을 그야말로 마음껏 다 씁니다.


  어른도 새 하루에 새로운 힘을 몽땅 씁니다. 아이하고 함께 누리는 하루는 서로서로 온힘을 내고 온마음을 기울이면서 온몸으로 가꾸는 삶으로 거듭납니다.


  어린이문학은 언제나 씩씩합니다. 전쟁이 불거져서 아픔과 슬픔이 가득한 곳에서도 어린이문학은 참으로 씩씩합니다. 배가 가라앉고 비행기가 떨어진 곳에서도 어린이문학은 그야말로 씩씩합니다. 입시지옥이 서슬 퍼렇고 핵무기는 좀처럼 사라질 줄 모르는 지구별에서 어린이문학은 더없이 씩씩합니다.


  어린이문학은 무릎을 꺾지 않습니다. 어린이문학은 등을 돌리거나 고개를 젓지 않습니다. 어린이문학은 씩씩하게 모든 바람을 똑바로 바라보는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어린이문학은 이 땅에 씩씩하게 서서 아름다운 삶을 이루고자 하는 꿈으로 나아가는 똘망똘망한 이야기꽃입니다. 어린이문학은 모든 아픔과 슬픔을 삭여서 사랑스러운 숨결로 다시 태어나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밭입니다. 어린이문학은 눈물을 씻어 주고 웃음을 다시 짓도록 곁에서 어깨동무를 하는 이야기숲입니다. 어린이문학은 너와 내가 사이좋게 얼크러져서 춤추고 노래하는 길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이야기잔치입니다.


  어린이문학을 쓰는 어른은 한결같이 푸른 마음이 됩니다. 어린이문학을 읽는 어른은 언제까지나 어린이하고 삶벗이자 길동무가 되려는 파란 넋이 됩니다. 어린이문학을 이루는 바탕은 바로 ‘씩씩한 숨결’입니다. 4348.5.2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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