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32. 밤개구리를 만나러



  해 떨어진 저녁에 두 아이를 이끌고 논둑마실을 나선다. 하루 내내 비가 온 날이다. 논마다 물이 찰랑거리고, 개구리가 우렁차게 운다. 지난해 이맘때를 헤아리니, 개구리 노랫소리가 조금 줄어든 듯하다. 아무래도 농약을 많이 쓰는 논이기 때문에 개구리가 이듬해에 새로 깨어난다 하더라도 숫자는 차츰 줄어든다. 아무튼, 아이들하고 밤개구리 노랫소리를 들녘 한복판에서 호젓하게 듣는다. 눈을 감는다. 조용히 춤을 추면서 밤개구리한테 마음으로 말을 건다. 이렇게 하고 나서 걷다가 달리다가 놀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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