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56 : 깊게 심호흡



에바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밤 공기는 부드러웠고, 하늘에는 별들이 아주 높이 떠 있었다

《미리암 프레슬러/정지현 옮김-씁쓸한 초콜릿》(낭기열라,2006) 67쪽


 깊게 심호흡을 했다

→ 깊게 숨을 쉬었다

→ 깊게 숨을 마셨다

→ 깊게 숨을 들이켰다

→ 한숨을 쉬었다

 …



  한자말 ‘심호흡’은 ‘깊다(深) + 숨(呼吸)’으로 엮은 낱말입니다. 얼개 그대로 “깊은 숨”을 가리키는 ‘심호흡’입니다. 한국말로 하자면 “깊은 숨”이니까, “깊은 심호흡”처럼 적은 보기글은 겹말이 되고 맙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뱉고” 같은 보기글이 있는데, 이때에도 겹말이 되고 말아요. 깊이 쉬든 크게 쉬든 모두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숨을 한 번 크게 내뱉고”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가만히 따지면, 굳이 한자를 빌어 ‘심호흡’처럼 쓰기보다는, ‘깊은숨’이나 ‘큰숨’이나 ‘한숨’처럼 한국말로 쓰면 됩니다. 4348.4.1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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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는 한숨을 쉬었다. 밤 바람은 부드러웠고, 하늘에는 별이 아주 높이 떴다


“밤 공기(空氣)”는 “밤 바람”으로 다듬고, “높이 떠 있었다”는 “높이 떴다”로 다듬습니다.



심호흡(深呼吸) : 의식적으로 허파 속에 공기가 많이 드나들도록 숨 쉬는 방법

   -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뱉고 나서는


..


겹말 손질 355 : 나란히 평행선



지금 이런 독백을 읽을거리로 내놓고 있는데, 이것은 사진과 나란히 평행선을 달린다

《레몽 드파르동/정진국 옮김-방랑》(포토넷,2015) 38쪽


 사진과 나란히 평행선을 달린다

→ 사진과 나란히 달린다

→ 사진과 나란한 금으로 달린다

→ 사진과 나란히 있다

 …



  “나란히 평행선을 달린다”처럼 쓰는 글이 겹말인 줄 미처 못 깨닫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평행선’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평행선’은 “평행한 선”을 뜻합니다. 한자말 ‘평행(平行)’은 “나란히 감”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평행선’을 한국말로 옮기면 “나란한 금”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나란한 금으로 달린다”라든지 “나란히 달린다”로 손질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은 사진과 나란한 금으로 달린다”라고 하니까 어쩐지 어설픕니다. “이 글은 사진과 나란히 달린다”라 하더라도 어설프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 글월은 더 손질해야 합니다. “이 글은 사진과 나란히 있다”라든지 “이 글은 사진과 함께 있다”쯤으로 고쳐써야지 싶습니다. 4348.4.18.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제 이런 혼잣말을 읽을거리로 내놓는데, 이 글은 사진과 나란히 있다


‘지금(只今)’은 ‘이제’로 손보고, ‘독백(獨白)’은 ‘혼잣말’로 손보며, “내놓고 있는데”는 “내놓는데”로 손봅니다. ‘이것은’은 ‘이 글은’으로 손질합니다.



평행선(平行線) : 같은 평면 위에 있는 둘 이상의 평행한 직선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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