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야 (강풀) 웅진주니어 펴냄, 2013.1.14.



  ‘내 방’을 처음으로 얻은 아이가 밤에 겪은 이야기를 만화처럼 그려서 빚은 《안녕, 친구야》를 읽는다. 이 그림책은 강풀 님이 이녁 아이한테 물려주는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찬찬히 읽는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 아이들은 눈밭과 고양이가 나오니 재미있게 여긴다. 그림책을 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아무래도 강풀 님이 태어나서 자란 어릴 적 삶자리를 돌아보면서 빚은 책이 아닐까. 강풀 님이 어린 나날부터 오늘날까지 둘레에서 지켜본 삶자리 가운데 스스로 가장 포근하면서 아름답고 여긴 곳을 그림책에 담지 않았을까. 오늘날 서울에서 이 그림책에 나오는 골목동네가 그대로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 어느덧 골목동네는 아스라히 사라지는 옛모습이다. 사람들이 골목마실을 다니기도 하고 골목동네에 벽그림을 그리면서 골목문화를 말하기는 하지만, 막상 골목집을 가꾸면서 마당을 돌보고 텃밭과 꽃밭을 일구면서 문화나 예술을 말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하나같이 아파트에 살면서 골목을 아련한 추억거리로 다루곤 한다. 생각해 보라. 골목동네에서 사는 골목사람이라면 벽그림을 그리겠는가? 아니다. 골목사람이라면 빈터에 있는 시멘트를 골라내어 텃밭이나 꽃밭을 가꾼다. 골목사람이라면 골목 한쪽에 나무를 심는다. 골목사람이라면 골목에 자동차가 있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무그늘과 평상을 마련한다. 《안녕, 친구야》라는 그림책은 이제 도시에서 아스라히 사라져야 하고 마는 삶자리를 포근한 사랑으로 감싸면서 아이들한테 선물로 물려주려고 하는 책이 맞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4348.3.25.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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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야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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