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50) 2% (2퍼센트/2프로/2%부족할때)


감도 안 오는 ‘2퍼센트 부족’의 이유를 찾아 헤매야 하나

《정은혜-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샨티,2015) 284쪽


 2퍼센트 부족

→ 조금 모자람

→ 살짝 모자람

→ 조금 아쉬움

→ 살짝 아쉬움

 …



  1999년에 ‘2%(이프로) 부족할 때’라는 이름이 붙은 마실거리가 나온 적 있습니다. 이 마실거리를 내놓은 회사에서는 ‘2%’라는 말마디를 엄청나게 광고를 해서 사람들한테 퍼뜨렸습니다. 이무렵부터 사람들은 광고에 휩쓸리면서 ‘조금 모자라다’거나 ‘살짝 못 미친다’고 하는 이야기를 ‘2%’라는 말마디로 나타냅니다.


  왜 1퍼센트도 3퍼센트도 아닌 2퍼센트일까요? 마실거리 이름이 ‘2%(이프로/이퍼센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보기글처럼 “2퍼센트 부족”이라는 말마디를 쓰는 일은, 얼결에 이 마실거리를 광고해 주는 셈입니다. 사람들 스스로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젖어든 말투요, 어느새 버릇으로 얄궂게 굳은 말투입니다.


  유행말이나 광고말을 쓴다고 해서 나쁘다거나 잘못이라고 할 수 없을는지 모릅니다. 그렇지요. 내 뜻을 내 말로 제대로 나타내려 한다면 나쁠 일이 없고 잘못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돈을 들이고 이름난 배우나 연예인을 써서 광고를 하는 까닭을 조금이나마 생각할 수 있다면, 살짝이라도 헤아릴 수 있다면, ‘2%(이프로) 부족할 때’이든 ‘2%’이든 우리가 구태여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조금 모자랄 뿐이고, 살짝 아쉬울 뿐이며, 가까스로 못 미칠 뿐입니다. 4348.2.15.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잘 모르겠는 ‘모자란 곳’이 있는 까닭을 찾아 헤매야 하나

어디가 ‘조금 모자란’지 모르는 까닭을 찾아 헤매야 하나

아리송한 ‘살짝 모자란’ 까닭을 찾아 헤매야 하나


“감(感)도 안 오는”은 “느낌도 안 오는”으로 손볼 수 있는데, “잘 모르겠는”이나 “아리송한”이나 “알쏭달쏭한”으로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부족(不足)의 이유(理由)”는 “모자란 까닭”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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