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겨울빨래



  아침에 두 아이를 씻긴다. 어제 씻기려 했으나, 큰아이가 어제 안 씻겠다 하는 바람에 어제 낮 따스할 적에 못 씻겼다. 아침에는 아직 바람이 쌀쌀하니 춥지만, 어쩌는 수 없이 아침에 씻긴다. 노느라 땀에 전 옷을 빨래하려고 씻는방 바닥에 깐다. 두 아이를 씻기면서 튀는 물로 ‘빨래할 옷’을 적신다. 아침에 아이들을 씻기면 아침에 빨래를 해서 차츰 따스하게 올라오는 겨울볕을 따라 옷을 한결 잘 말릴 수 있다.


  다 씻은 아이를 자는방으로 들여보낸다. 두 아이는 스스로 이불을 뒤집어쓴다. 이불을 뒤집어쓰면서 몸을 덥히는 아이들을 보다가 내 어릴 적을 떠올린다. 내가 어릴 적에도 겨울에 몸을 씻으면 추웠다. 그래서 어머니는 우리를 씻기기 앞서 자는방에 ‘이불을 잘 깔아’ 놓은 뒤, 다 씻기고 나서 얼른 이불로 파고들라 했다. 어릴 적에는 옷을 입히고 이부자리에 눕혔고, 좀 큰 뒤에는 알몸으로 이부자리로 파고들어서 꼼지락거리면서 옷을 꿰었다.


  아이들은 자는방 이부자리에 누워서 놀고, 나는 슬슬 빨래를 해야지. 4347.12.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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