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하고 같이 잘래



  큰아이가 “아버지하고 같이 잘래!” 하고 노래를 부른다. 저녁나절에 면소재지 도화고등학교에 ‘글쓰기 강의’를 다녀온 뒤 집에서 다른 일을 좀 할까 싶었으나, 큰아이가 노래노래 부르는 터라, 두 아이 사이에 누워서 노래를 부르면서 등허리를 살짝 펴기로 한다. 두 아이 머리를 쓸어넘기고, 두 아이 팔다리를 주무른다. 두 아이 이름을 넣어 자장노래를 고쳐서 부르기도 한다. 예쁜 아이 착한 아이 코코 잘 자렴 하고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이 모두 잠들면 살그마니 일어나서 옆방으로 가려 했는데, 그만 두 아이와 함께 나도 잠들고 만다. 몇 시간쯤 곯아떨어졌을까. 바깥일을 보고 들어오니 등허리가 꽤 결렸는데, 등허리가 거의 풀린다. 아이들은 아버지 몸을 알아보았을까. 고단할 적에는 좀 쉬어야 하니까 얼른 자라고 부른 셈일까. 큰아이는 이불을 걷어차며 잔다. 이불을 거두어 새로 여민다. 4347.12.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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