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96] 돌사람



  구리를 녹여 사람 모습으로 만든 것을 본 일곱 살 아이가 ‘돌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아직 쇠와 돌이 어떻게 다른가를 잘 모르고, 구리가 무엇인지 모르니 ‘돌사람’이라고 할 만하구나 싶습니다. 아이가 가리키는 ‘돌사람’을 ‘쇠사람’이나 ‘구리사람’으로 바로잡아 주지 않습니다. ‘동상(銅像)’이든 ‘석상(石像)’이든 모두 ‘돌사람’이라 할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쇠붙이라 하더라도 크게 뭉뚱그려서 헤아리면 ‘돌’이기 때문입니다. 예부터 돌로 지은 무덤은 돌무덤이라 하고, 돌을 쌓아서 집을 지으면 돌집이라 합니다. 돌로 깎은 구슬은 돌구슬이요, 돌을 갈아서 쓰는 칼은 돌칼이에요. 돌다리, 돌피리, 돌도끼 같은 낱말과 함께 돌사람이라는 낱말을 혀에 얹어 가만히 굴립니다. 4347.11.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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