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사름벼리 웃네 (2014.9.2.)



  그림순이가 그림종이를 조그맣게 오려서 쪽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한참 바라보다가 그림종이 하나를 살며시 든다. 그림순이가 알아챈다. ‘응?’ 하면서 고개를 들다가 빈 종이를 든 줄 깨닫고는 다시 그림놀이에 빠져든다. 나는 그림순이 곁에서 ‘그림어버이’가 되자고 생각하면서, 그림순이 모습을 가만히 떠올리면서 작게 그림 하나를 그린다. 내가 아이를 바라볼 적에 가장 기쁘다고 느끼는 모습을 그린다. 단출하게 석석 그린다. 그림순이가 아주 좋아하는 빛깔로 그린다. 그림을 마친 뒤 “사름벼리 웃네” 여섯 글자를 넣는다. 웃는 아이 가슴에 별과 사랑을 하나씩 붙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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