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638) 노견


제이는 직장암 수술을 받은 후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노견이었어요

《혜별-애니멀 레이키》(샨티,2014) 187쪽


 노견이었어요

→ 늙은 개였어요

→ 늙다리였어요

→ 늙다리 개였어요

 …



  “늙은 짐승”을 가리켜 ‘늙다리’라 합니다. 늙은 짐승을 가리키는 ‘늙다리’를 사람한테 붙이면 “늙은 사람을 낮잡는 말”이 됩니다. 사람을 보며 ‘개’라 하거나 ‘개○○’라 할 적에도 낮잡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개’라는 낱말은 짐승을 낮잡는 말이 아닙니다. 어린 개를 가리키는 ‘새끼 개’도 낮잡는 말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늙은 짐승을 가리키는 ‘늙다리’는 늙은 짐승을 수수하게 가리키는 말입니다.


  늙은 개라면 ‘늙은 개’라 하면 됩니다. 굳이 한자를 빌어 ‘늙을 老 + 개 犬’이라 적어야 하지 않습니다. 한국말로 적으면 낮잡는 말로 잘못 여기고, 한자말로 적으면 높이는 말로 잘못 여기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노견’이라는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도 없습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노견(怒譴)’이나 ‘노견(勞遣)’ 같은 한자말이 나오는데, 이 한자말은 쓰임새가 아예 없습니다. 이런 낱말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 합니다. ‘갓길’이나 ‘길섶’을 잘못 쓰는 한자말 ‘노견(路肩)’도 하루 빨리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겠지요. 4347.1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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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는 직작암 수술을 받은 뒤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늙다리였어요


“받은 후(後)로”는 “받은 뒤로”로 다듬습니다.



노견(怒譴) : 화를 내며 꾸짖음

노견(勞遣) : 사람을 보내어 위로함

노견(路肩) : → 갓길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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