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4.10.22.

 : 장갑과 모자를 찾는 철



- 장갑과 모자를 찾는 철이다. 들길을 거닐 적에는 굳이 장갑과 모자를 찾지 않아도 되지만, 자전거를 달릴 적에는 장갑과 모자를 찾아야 한다. 찬바람이 싱싱 불고, 샛자전거나 수레에 앉아서 함께 움직이자면 자칫 몸이 얼 수 있으니까.


- 자전거순이는 모자를 안 쓰겠다고 앙앙거리더니 우는 얼굴이 된다. 자전거를 달리면서 맞이하는 차가운 바람맛을 네가 아직 못 깨닫는구나. 아무리 따스한 고장인 고흥이지만, 이제는 저녁이 되어 해가 기울면 저녁바람이 몹시 차단다. 너는 엊그제 손이 시렵다면서 샛자전거에서 언손을 호호 불면서 녹였어.


- 마을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들길에서 한 차례 세운다. 돌콩이 자라는 곳에서 살짝 쉬기로 한다. 아이들이 저녁 자전거마실을 하면서 추울 테니 숨을 돌리는 한편, 아직 알맹이가 달린 돌콩이 보여 얼마쯤 훑는다. 돌콩 씨앗을 주머니에 넣는다. 우리 도서관 둘레에 뿌리려 한다. 이듬해 봄에 우리 도서관 둘레에서 딸기싹도 새로 돋고 돌콩싹도 씩씩하게 날 수 있기를 빈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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