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반가운 갈퀴덩굴 아이들



  해마다 이월 첫무렵에 만나서 싱그러운 봄나물이 되어 주는 갈퀴덩굴이다. 얼마나 반가우면서 이쁜지 모른다. 추위가 꽤 모진 이월에 우리 집 밥상을 푸르게 밝히는 갈퀴덩굴은 ‘이제부터 봄이니 기지개를 켜고 힘차게 새해를 누려요’ 하고 방긋방긋 웃는구나 싶다.


  이 귀엽고 어여쁜 갈퀴덩굴 아이들을 시월 한복판에 만난다. 두근두근 설렌다. 이월뿐 아니라 시월에도 우리를 먹여살리는구나. 이월에도 시월에도 이 귀여운 아이들은 우리한테 곱다시 노래하면서 찾아오는구나.


  조그마한 잎사귀를 내미는 갈퀴덩굴 둘레에는 툭툭 떨어진 가랑잎과 가을 첫머리까지 말라죽은 여러 가지 풀줄기와 풀잎이 어우러진다. 하나는 흙으로 돌아가면서 새 흙이 되고, 하나는 흙에서 깨어나며 새로운 숨결이 된다. 4347.10.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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