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는곳 책읽기



  버스를 타는 곳을 생각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버스를 어디에서 탈까? 아무래도 거의 모두 도시에서 버스를 탈 테지. 우리 집은 시골에 있으니 시골버스나 군내버스를 타지만, 거의 모든 도시사람은 도시버스나 시내버스를 타리라.


  도시버스나 시내버스가 다니는 곳은 어떠한 터전일까? 끝없이 자동차가 물결을 치고, 자동차 구르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며, 높다란 건물이 하늘을 빽빽하게 가리는 터전이겠지.


  우리 집이 깃든 시골에서 타고 내리는 시골버스나 군내버스를 돌아본다. 버스를 타러 마을 어귀로 가는 길이 그예 나들이가 된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거나 달린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멧새와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는다. 가끔 경운기 소리도 듣지만, 경운기가 지나가면 다시금 고즈넉하게 바람이 불고 싱그러운 숲노래가 흐른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버스를 기다릴 적하고, 하늘을 볼 틈이 없이 버스를 기다릴 적은 어떠할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려 치이고 밟히고 밀리고 깔리면서 타는 버스하고, 들바람을 마시다가 넉넉하게 타면서 버스 일꾼하고 인사를 나누는 버스하고, 둘은 어떻게 다를까?


  도시에서는 버스가 참 많고, 어디이든 버스로 못 가는 데가 없다 할 만하다. 그러면, 도시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은 늘 빙글빙글 웃거나 까르르 노래하거나 신나게 뛰거나 달릴 수 있는가? 도시에서 버스를 타는 아이들은 ‘버스마실’만으로도 하루가 즐겁거나 재미있을 만한가? 도시에서 버스를 타는 어른들은 ‘버스타기’가 재미나거나 신나는 삶자락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까?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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