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41. 좋아하는 옷 입고 (2014.9.25.)



  자전거순이는 언제나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다. 자전거를 탈 적에 바지를 꼭 입어야 하거나 치마를 입지 말아야 하지 않다. 참말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으면 된다. 우리는 더 빨리 달리려고 자전거를 타지 않는다. 우리는 하루를 즐겁게 누리고 싶어서 자전거를 탄다. 이 가을에는 고운 바람과 하늘과 들을 듬뿍 즐기고 싶어서 자전거를 탄다. 지난해에 큰아이가 즐겨입던 고양이 청치마가 있는데, 이 치마가 어느 구석에서 먼지만 먹었다. 얼마 앞서 알아채고는 신나게 빨아서 이틀쯤 해바라기를 시키는데, 한창 해바라기를 시키던 어느 날 큰아이가 이 치마로 갈아입는다. 더 햇볕을 먹이려 했지만, 큰아이는 그냥 입고 싶다. 그래, 그렇겠지. 네가 입어서 땀을 내면 몸도 씻고 옷도 다시 빨면 되지. 아주 좋아하는 옷을 입은 자전거순이는 샛자전거에 앉아 마냥 싱글벙글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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