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96. 2014.9.17. 아이들 밥버릇과 고기



  모처럼 고기를 밥상에 올린다. 고기를 밥상에 차릴 때면 늘 큰아이 어릴 적 밥버릇이 떠오른다. 우리 집은 고기를 딱히 안 먹지는 않으나 굳이 챙겨서 먹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큰아이는 어릴 때에 고기맛을 거의 본 일이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찾아갈 때면 으레 고기가 나온 밥상을 구경하는데, 큰아이는 고기에는 도무지 손을 대지 않았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수 입에 넣어 주려 하면 싫어하고, 밥그릇에 얹으면 못마땅했다. 큰아이는 네 살로 접어들 무렵부터 천천히 고기를 조금 맛보았고, 이제는 그럭저럭 먹는다. 곰곰이 돌아본다. 사람이 살아온 나날을 곰곰이 돌아온다. 사람들이 고기를 즐겨먹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 돌아본다. 사람은 고기를 얼마나 자주 먹었을까? 아예 안 먹지는 않고, 아주 드물게 먹지 않았으랴 싶다. 옛날 옛적부터 사람들은 풀과 열매를 먹었으리라 느낀다. 몽골이나 알래스카 같은 데에서는 고기를 늘 먹을밖에 없었겠지만, 여느 삶터에서는 참말 풀과 열매가 몸을 살찌우는 밥이었으리라 느낀다. 어쨌든, 밥상으로 차렸을 때에는 즐겁게 먹으면 된다. 아이들아, 우리 맛나게 먹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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