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57] 우수



  1980년대 첫무렵 즈음으로 떠오릅니다. 그무렵 어머니와 저잣거리로 나들이를 다닐 적에 저잣거리 길바닥에서 장사를 하는 할매는 으레 ‘우수’를 말씀했습니다. 더 얹어 주시면서 “이것 우수요.” 하셨어요. 우리 어머니도 “우수 없나요?” 하고 여쭈곤 했습니다. 요즈음은 어디에서도 ‘우수’라는 말을 듣지 못합니다. 아직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지내는 분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좀처럼 들을 수 없습니다. 다만, 곧잘 ‘덤’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곳에서는 영어 ‘인센티브(incentive)’를 듣고, 한자말 ‘성과급(成果給)’을 듣습니다. 나라에서는 ‘인센티브 제도’라든지 ‘성과 제도’를 말합니다. 공공기관이든 회사이든 한국말 ‘우수’나 ‘덤’을 말하는 이는 없습니다. ‘선물’을 말하는 이도 없습니다. 대학교에서는 영어로 강의를 하고, 영어를 모르고서는 회사에 들어갈 수 없으니, 나날이 영어 잘 하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한국에서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을 슬기롭게 잘 하는 사람은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4347.8.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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