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56] 꽃숲



  꽃이 많이 핀 곳을 ‘꽃밭’이라 하고, 풀이 많이 돋은 곳을 ‘풀밭’이라 하며, 나무가 많이 자란 곳을 ‘나무밭’이라 합니다. 나무가 우거진 곳은 ‘나무숲’이라 하고, 풀이 우거진 곳은 ‘풀숲’이라 합니다. 그러면, 꽃이 우거진 곳은 무엇이라고 할 만할까요. 한국말사전을 찬찬히 살피다가 ‘꽃밭·풀밭·나무밭’이라는 낱말은 고루 있지만, ‘풀숲·나무숲’만 있고 ‘꽃숲’이라는 낱말은 없는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왜 ‘꽃숲’은 한국말사전에 없을까요? 우리 집은 책이 많아 ‘책숲’입니다. 크고작은 모든 책방도 ‘책숲’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살아 ‘이야기숲’입니다. 글을 써서 빚는 아름다운 터는 ‘글숲’이 되고, ‘노래숲’이나 ‘사랑숲’을 이루는 이웃이 있습니다. 숲이 되도록 아름다이 일구는 삶이라면,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빛이 되어 환하게 웃음꽃밭이나 웃음꽃숲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347.8.1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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