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58] 씩씩하다



  비바람이 수그러들면

  어느새 꽃대 씩씩하게 올라

  옅은보라 맥문동꽃 방긋방긋.



  무시무시하다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면 나무도 흔들리고 풀도 눕습니다. 그러나 비바람이 잦아들면 나무는 다시 반듯하게 서며, 풀은 새삼스럽게 우뚝 섭니다. 비바람에 쓰러진 풀도 있으나, 비바람에 아랑곳하지 않는 풀이 아주 많아요. 모두 더없이 씩씩합니다. 풀포기 하나는 아주 가늘고 여리며 가볍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뿌리가 땅밑에 살짝 박혔을 뿐이라 할 테지만, 비바람에 아랑곳하지 않아요. 한 사람은 지구별로 보자면 아주 조그맣고 여린 목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저마다 씩씩하게 삶을 가꿉니다. 날마다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언제나 새 노래를 부릅니다. 씩씩하기에 튼튼하고, 튼튼하면서 아름다운 하루입니다.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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