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536) 분리


특히 배우자한테 당하는 사람은 강간이 반복되기 때문에 가해자가 그런 분위기를 보이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자신을 빨리 분리해 버립니다

《정희운-너 아니면 나》(이매진,2009) 58쪽


 자신을 빨리 분리해 버립니다

→ 스스로를 빨리 나누어 버립니다

→ 스스로를 빨리 둘로 쪼개어 버립니다

→ 스스로를 빨리 둘로 갈라 버립니다

 …



  한자말 ‘분리’는 네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分利’와 ‘分厘’와 ‘分理’는 쓸 일이 없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 올림말로 나옵니다. 누가 언제 이런 한자말을 썼기에 이런 한자말이 한국말사전에 나와야 할까요?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살며 쓸 일이 없는 한자말이 왜 한국말사전에 실릴까요?


  한국사람이 이럭저럭 쓰는 한자말 ‘分離’는 “나뉘어 떨어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한자말은 ‘나누다’나 ‘떨어지다’나 ‘떼다’나 ‘쪼개다’나 ‘가르다’ 같은 한국말로 고쳐쓰면 넉넉합니다.


  “분리 현상”은 “나눔 현상”이나 “떨어짐”으로 다듬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소유와 경영을 나눔”으로 다듬으며, “정치가 종교와 분리되다”는 “정치가 종교와 떨어지다”로 다듬습니다. “무수한 대중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숱한 사람들이 서로 떨어졌다”로 손보고, “여러 공화국으로 분리되었다”는 “여러 공화국으로 갈렸다”로 손보며, “이 둘을 분리해서”는 “이 둘을 나누어서”로 손봅니다. “몸통에서 가죽을 분리하다”는 “몸통에서 가죽을 벗기다”로 손질합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제대로 살펴서 배워야 합니다. 4347.8.1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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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배우자한테 시달리는 사람은 강간이 되풀이되기 때문에 가해자가 그런 낌새를 보이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스스로를 빨리 쪼개어 버립니다


‘특(特)히’는 ‘더욱이’나 ‘게다가’로 손보고, ‘당(當)하는’은 ‘시달리는’이나 ‘들볶이는’으로 손보며, ‘반복(反復)되기’는 ‘되풀이되기’로 손봅니다. “그런 분위기(雰圍氣)를 보이면”은 “그런 낌새를 보이면”으로 손질하고, ‘자신(自身)’은 ‘스스로’로 손질합니다.



 분리(分利) : 이익을 나눔

 분리(分厘) : 돈, 저울, 자 따위의 단위인 푼(分)과 리(厘)를 아울러 이르는 말

 분리(分理)

  (1) 사리를 풀어 밝힘

  (2) 나누어 처리함

 분리(分離) : 서로 나뉘어 떨어짐

   - 분리 현상 / 소유와 경영의 분리 / 정치가 종교와 분리되다 /

     무수한 대중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다 / 여러 공화국으로 분리되었다 /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다 / 이 둘을 분리해서 / 몸통에서 가죽을 분리하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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