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알아보는 책



  아이한테 어떤 책을 던져 준다고 해서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함께 읽고 즐기려고 하는 책인지, ‘좋은 이야기 담았으니 이런 책을 보라’는 뜻으로 건네는 책인지 아이도 알아채기 때문이다.


  아이는 아름다운 책을 알아볼까? 아이는 제 눈을 갑작스레 사로잡는 대중문화나 가벼운 상업만화에 더 이끌릴까, 아니면 시나브로 아름다운 책에 손을 뻗으면서 마음 가득히 아름다운 이야기를 짓는 길로 접어들까?


  나는 믿는다. 믿을 뿐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 서재이자 도서관에 아름다운 책을 차곡차곡 갖추면, 아이가 자라는 흐름에 따라 차근차근 아름다운 책에 손을 뻗으리라 믿고, 이와 같이 생각한다. 책을 놓고 보면 서재와 도서관을 아름답게 가꿀 노릇이다. 집을 놓고 보면 방과 마루와 부엌과 마당을 아름답게 가꿀 노릇이요, 우리 보금자리가 숲이 되도록 돌볼 노릇이다.


  달리 할 일은 없다. 밑틀을 갖추면 된다. 달리 해야 할 일은 없다. 푸르게 우거진 숲을 가꾸고, 푸른 사랑으로 빛나는 책을 어버이 스스로 즐겁게 읽어서 건사하면 된다. 아이가 알아보는 책이란, 삶을 사랑하는 빛이 흐르는 이야기이다. 4347.7.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