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글쓰기



  글을 쓸 적에는 신나게 쓴다. 오직 글 한 가지만 생각하면서 신나게 쓴다. 둘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건 쳐다보지 않는다. 오직 글만 쳐다본다. 옆에서 누가 노래를 부르더라도 듣지 않는다. 오직 글에서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춥건 덥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추위나 더위를 느끼지 않으면서 글빛으로 감겨든다.


  아이를 마주할 적에는 아이만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이하고 웃는 길을 생각하고, 아이하고 노는 삶을 헤아리며, 아이하고 누리는 하루를 그린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아주 마땅히 어느 한 사람인 ‘누군가’만 생각하고 마음에 담으며 사랑한다. 달리 할 일이 있는가? 아니, 달리 해야 할 일이 있을까?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만 생각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하늘만 생각한다. 골짜기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골짜기만 생각한다. 밥을 지으면서 밥만 생각한다. 풀을 뜯으면서 풀만 생각한다. 나비를 바라보면서 나비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책만 생각한다. 글 한 줄을 쓰는 동안 나는 오롯이 글 한 줄이 되어 새롭게 태어난다. 신나게.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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