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아이 밤에 토닥이기



  작은아이가 밤오줌과 밤똥을 모두 가릴 뿐 아니라 낮오줌과 낮똥도 스스로 가리니, 밤잠이 수월할까 하고 여기던 요즈음, 밤에 잠을 잊어야 할 일이 한 가지 생긴다. 아이들 이를 고치려고 치과에 가서 얘기를 나누다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아이들이 자면서 이를 갈면 바로바로 토닥여서 이를 더 갈지 않게끔 해 주어야 한단다. 이 말을 듣고 큰아이 이를 새롭게 바라보니, 참말 이를 갈면서 꽤 닳았다.


  큰아이가 몸이 고단하니 이를 갈며 자는구나 하고만 여겼는데, 이 잠버릇을 고쳐야 하는구나. 아직 일곱 살이니 날마다 찬찬히 돌보고 토닥이면 곧 사라지도록 할 만하리라 생각한다.


  밤에 자다가도 큰아이 이 가는 소리를 들으면 번쩍 눈을 뜬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큰아이 볼을 톡톡 두들기고 가슴을 토닥인다. 이래도 이를 자꾸 갈면 손을 입에 넣는다. 이러는 동안 큰아이한테 말을 건다. “예쁜 이는 그대로.” “이 튼튼 몸 튼튼.” “이는 예쁘게 두고 꿈속에서 놀자.”


  나 혼자만 말해서는 안 되리라 느껴, 잠자리에서 잠들기 앞서 꼭 큰아이더러 스스로 말하도록 시킨다. 큰아이가 제 몸에 대로 말하게끔 시킨다. 잠을 자는 동안 이를 예쁘게 둔다고, 잠을 자면서 이는 그대로 둔다고, 이 말을 큰아이가 스스로 입으로 읊어 몸이 알아듣도록 시킨다.


  앞으로 언제쯤 큰아이 이갈기가 끝날까. 앞으로 언제쯤 나는 밤에 느긋하게 잠을 이룰 수 있을까. 4347.6.2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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