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별꽃 뜯기


  쇠별꽃을 뜯는다. 여러 날 바깥밥을 먹어야 하면서, 속이 더부룩하지 않도록 풀을 찾아 뜯는다. 풀은 스스로 양념을 하지 않는다. 풀 먹는 짐승은 풀에 소금을 치거나 고춧가루를 뿌리지 않는다. 사람도 풀을 풀 그대로 먹을 적에 풀내음을 맡으면서 풀빛을 받아들인다.

  버무리거나 볶거나 데쳐도 맛나다고 본다. 그리고 날풀을 날풀대로 먹거나 들풀을 들풀대로 먹거나 멧풀을 멧풀대로 먹으면서 바람과 햇볕과 빗물과 흙하고 지구별 이야기를 골고루 먹는다. 아이들한테 쇠별꽃을 준다. 아이들은 쇠별꽃 먹으며 쇠별꽃이 된다. 이웃한테 쇠별꽃을 내민다. 서로 뫼별꽃이 된다. 4347.5.3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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