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마음



  아이들과 함께 수없이 다시 보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푹 빠져들 만하기에 수없이 다시 보는 영화일 텐데, 문득 이 영화가 왜 이렇게 마음을 사로잡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영화를 감도는 줄거리뿐 아니라 노래가 참으로 좋기 때문이로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1960년대에 일본에서 〈우주소년 아톰〉을 만화영화로 처음 만든 데즈카 오사무 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데즈카 오사무 님은 〈아톰〉을 만화영화로 만들면서 이 만화영화에 흐르는 노래를 담으려고 오케스트라를 불렀다고 해요. 둘레에서는 다들 ‘미쳤다’고 말했대요. 오케스트라를 불러서 만화영화 주제노래나 배경노래를 담으면 돈이 많이 들어서 손해를 본다고 했대요. 그렇지만 데즈카 오사무 님은 끝까지 이녁 생각을 밀어붙여서 오케스트라가 그때그때 들려주는 노래를 사이사이에 담았다고 합니다.


  2000년대를 지나 2010년대에는 만화영화이든 영화이든 주제노래나 배경노래를 그야말로 마음을 많이 써서 담습니다. 참말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노래를 담습니다. 손꼽히는 노래꾼이 나와서 노래를 불러요. 줄거리 못지않게 노래와 소리를 알뜰살뜰 담아서 보여주려고 힘써요.


  시골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포뇨〉를 보고 〈아톰〉을 봅니다. 〈기타로〉를 보고 〈마루코짱〉을 봅니다. 〈하이디〉를 보고 〈삐삐〉를 봅니다. 아이들과 즐겁게 다시 보는 온갖 영화를 살피니 한국 만화영화나 영화는 얼마 없습니다. 〈하니〉를 곧잘 다시 보지만, 〈하니〉를 빼고는 한국 만화영화는 거의 안 보지 싶어요. 이런 영화와 저런 만화영화를 헤아리니, 영화에 흐르는 줄거리뿐 아니라 노래가 아름다운 작품을 함께 보는구나 싶습니다. 이야기를 읽고, 노래를 읽으면서, 삶을 만나고, 사랑을 느낍니다. 4347.5.1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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