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꽃은 눈부시게



  탱자꽃이 눈부시다. 하야말갛게 피어나는 탱자꽃은 이른 봄날 새하얀 꽃잔치를 벌이다가 저무는 봄꽃나무와 사뭇 다르게 눈부시다. 봄꽃나무는 이른봄에 사람들 눈을 환하게 틔우는 꽃송이를 베푼다면, 탱자꽃은 봄이 무르익는 푸른 물결이 우리 숨결을 시원하게 어루만지는 빛이 얼마나 눈부신가를 알려주지 싶다.


  하얀 꽃잎이 팔랑거리는 탱자나무 줄기와 가시는 푸르다. 탱자꽃이 피고 질 무렵 땅바닥에서는 딸기넝쿨이 퍼지면서 딸기꽃이 피고 진다. 탱자꽃이나 딸기꽃을 보려고 마실을 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 텐데, 탱자꽃과 딸기꽃은 새벽빛을 부르고 저녁빛을 밝힌다. 아침저녁으로 봄들에 고운 손길을 흩뿌린다. 4347.4.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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