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과 꽃마리꽃



  조그마한 꽃마리꽃을 바라본다.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꽃마리꽃을 바라보고, 우리 도서관에서 피어나는 꽃마리꽃을 바라본다. 길을 가다가도 꽃마리꽃이 피었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 걸음을 멈춘다. 조용히 쪼그려앉는다.


  꽃마리꽃인지 꽃다지꽃인지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걸어가다가도 알아볼 만하다. 걸어가면서 바라볼 적에는 네가 여기 피었구나 하고 알아본다.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앉으면 꽃마리꽃이 자라는 흙내음을 맡으면서, 아하 네가 이곳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꽃송이가 벌어진 꽃마리꽃 한 줄기를 꺾는다. 아이들 밥그릇에 얹는다. 꽃송이가 고운 꽃마리꽃 두 줄기를 꺾는다. 내 밥그릇에 얹고 곁님 밥그릇에 함께 놓는다. 다 같이 봄내음을 맡으면서 봄빛을 먹는다. 꽃마리꽃은 꽃내음으로 나한테 스며들고, 꽃마리꽃 한 줄기는 밥과 함께 몸으로 스며들어 푸른 기운으로 되살아난다. 4347.4.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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