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679) 기질적 1 : 기질적으로 갈구하다

 

이전의 덜 복작거리던 시절과 비교하면 뉴욕은 불쾌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뉴요커들은 기질적으로 편안하고 편리한 것을 갈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 살 테니까
《엘윈 브룩스 화이트/권상미 옮김-여기, 뉴욕》(숲속여우비,2014) 57쪽

 

 뉴요커들은 기질적으로 갈구하지 않는다
→ 뉴요커들은 바라지 않는다
→ 뉴요커들은 바라는 마음씨가 아니다
→ 뉴요커들은 바라는 마음이 없다
 …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기질적’은 안 나옵니다. ‘기질(氣質)’만 나오고, 이 한자말은 “자극에 대한 민감성이나 특정한 유형의 정서적 반응을 보여 주는 개인의 성격적 소질”이라고 풀이합니다. 이 보기글을 돌아본다면 “뉴요커들은 편안하고 편리한 것을 갈구하지 않는 기질이다”처럼 적어야 맞겠구나 싶습니다. 글 사이에 집어넣자니 ‘기질적으로’처럼 적는데, 이와 비슷한 꼴로 ‘성격적으로’처럼 적을 수도 있겠지요.


  한국말사전 뜻풀이에 나오는 “개인의 성격적 소질”은 무엇을 가리킬는지 궁금합니다. ‘성격’도 ‘소질’도 아닌 ‘성격적 소질’이란 무엇일까요.


  ‘성격(性格)’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이라 하고, ‘소질(素質)’은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성질”이라 합니다. ‘고유(固有)’는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한 것”을 뜻하고, ‘본래(本來)’는 ‘본디’로 고쳐써야 하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한자말로 적는 ‘성격’과 ‘소질’은 같은 낱말인 셈입니다.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자꾸 다른 한자말로 풀이를 하는데, 이 낱말을 보든 저 낱말을 보든, 모두 ‘마음씨’나 ‘마음결’을 이야기하는구나 싶습니다.


  이 보기글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뉴욕사람들은 느긋하고 더 좋은 것을 바라지 않는 마음(마음씨/마음결)이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뉴욕사람 마음씨를 말하는 대목이고, 뉴욕사람 마음결을 짚는 대목이에요. ‘마음가짐’이나 ‘매무새’나 ‘모습’ 같은 낱말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4347.4.1.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예전처럼 덜 복작거리던 때와 견주면 뉴욕은 거북하고 안 좋다. 그렇지만 뉴욕사람들은 느긋하고 더 좋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 살 테니까

 

‘이전(以前)의’는 ‘예전처럼’이나 ‘예전 같은’으로 다듬고, ‘시절(時節)’은 ‘때’로 다듬으며, ‘비교(比較)하면’은 ‘견주면’으로 다듬습니다. “불쾌(不快)하고 불편(不便)하다”는 “거북하고 안 좋다”나 “못마땅하고 싫다”로 손볼 만합니다. ‘하지만’은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바로잡습니다. ‘뉴요커’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뉴욕사람’으로 손볼 수 있어요. “편안(便安)하고 편리(便利)한”은 “느긋하고 더 좋은”으로 손질하고, ‘갈구(渴求)하지’는 ‘바라지’로 손질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