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밝은 책벗

 


  눈이 밝은 책벗은 마음으로 알아챈다. 눈이 맑은 책벗은 사랑으로 헤아린다. 눈이 고운 책벗은 삶으로 어깨동무한다. 책을 써내는 사람으로서 돌아보자면, 그냥저냥 사서 읽어 주는 책벗도 고마웁지만, 누구보다도 눈이 밝은 책벗과 눈이 맑은 책벗과 눈이 고운 책벗이 반갑다. 그래, 책을 사서 읽어 주는 사람은 누구나 고맙다. 그리고, 책을 제대로 읽어 주는 이들은 더없이 반갑다. 책을 살뜰히 아끼면서 사랑해 주는 이들은 참으로 아름답다.


  고마운 책벗이 있어 새로운 책을 낼 힘을 얻는다. 반가운 책벗이 있어 새롭게 글을 쓸 넋을 가다듬는다. 아름다운 책벗이 있어 내 삶길을 한결 즐겁게 걸어간다.


  나부터 누군가한테 눈이 밝은 책벗이 되고자 한다. 나부터 내 이웃한테 고마우면서 반갑고 아름다운 책벗으로 지내려 한다. 휘영청 밝은 겨울 보름달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겨울에 걸맞게 부는 찬바람을 쐬며 생각한다. 이 겨울에 포근하게 누리는 작은 보금자리에 책 하나 곁에 있어 기쁘다. 4347.1.1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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