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2 : 됐다, 오케이

 


“이제 됐구먼.” 스승님이 오케이 사인을 내린다
《유소림-퇴곡리 반딧불이》(녹색평론사,2008) 90쪽

 

  한국말사전에도 ‘오케이(OK)’라는 낱말이 오릅니다. 말풀이를 살피면 “= 교료(校了)”로 나와요. ‘교료’가 무언가 하고 다시 한국말사전을 뒤지면, “인쇄물의 교정을 끝냄. ‘끝내기’로 순화”라 나와요. 아직 궁금함을 풀지 못해 이모저모 더 살피니, ‘교료’는 일본말사전에 나오는 낱말입니다. 그러면, 일본에서는 ‘오케이’라는 영어를 책 만드는 일에서 쓴 셈일까요. 이런 자리에서 처음 쓰다가 차츰 다른 자리로 가지를 친 셈일까요.

 

 이제 됐구먼 (o)
 오케이 사인 (x)

 

  보기글을 살피면, 한 사람은 “이제 됐구먼”이라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오케이 사인”이라 말합니다. “이제 됐구먼”이라 말한 사람은 시골에서 살며 흙을 만지는 분이고, “오케이 사인”이라 말한 사람은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여러 언론매체에서 일하다가 시골로 삶터를 옮긴 분입니다. 

 


  요즈음 시골사람도 ‘오케이’라 할는지 모르나, 나이든 할매와 할배는 일이 다 되었다고 하면 “됐다” 하고 말합니다. “오케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이제 됐네.” “이제 됐어.” “이제 됐다니께.” “이제 되얐다.” “이제 됐소.” …… 고장마다 마을마다 사람마다 말씨가 조금씩 다릅니다. 때와 곳에 따라 말투가 살짝살짝 다릅니다. 시골에서 살더라도 도시 티 나는 말을 쓸 수 있겠지만, 먼먼 옛날부터 시골에서 짓고 일구며 가꾼 고소한 말빛을 잘 돌아본다면 한결 어여쁘리라 생각합니다. 4346.12.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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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됐구먼.” 스승님이 이제 됐다고 말씀한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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