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28. 가을나무 2013.11.26.

 


  서재도서관으로 쓰는 학교는 1998년부터 문을 닫았다. 이곳에 농약을 치는 마을사람 없고, 학교나무를 가지치기 하는 사람 없다. 얼마나 좋고 아름다운가. 나무는 비와 바람과 햇볕으로 씩씩하게 자란다. 나무는 나무결 그대로 건사하며 하늘바라기를 한다. 나무가 나무답게 자라면서 가을빛을 뽐낸다. 나무 앞에 서며 한참 가을노래 듣는다. 바람 따라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쏴르르 물결소리 들려주는가 싶더니, 장끼 한 마리 포도독 꽁꽁꽁 하면서 날아간다. 너도 이 나무 한쪽에 앉아서 가을노래를 함께 들었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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