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179 : 일별一瞥

 


사회 생활을 하면서 깨어 있지 않은 때가 많은지라, 자기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하늘나라를 일별一瞥조차 못하는 것이다
《디팩 초프라/이현주 옮김-우주 리듬을 타라》(샨티,2013) 17쪽

 

  “사회 생활(生活)을 하면서”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사회에서 지내며”나 “사회살이를 하면서”나 “사회에서”로 손볼 수 있습니다. “깨어 있지 않은”은 “깨지 않은”으로 손질하고, “숨어 있는”은 “숨은”으로 손질합니다. “때가 많은지라”는 “때가 잦은지라”로 바로잡습니다. “자기(自己) 가슴”은 “내 가슴”이나 “이녁 가슴”으로 다듬고, “못하는 것이다”는 “못한다”로 다듬어 줍니다. ‘천국(天國)’이 아닌 ‘하늘나라’로 적은 대목은 반갑습니다.


  한자말 ‘일별(一瞥)’은 “한 번 흘낏 봄”을 뜻한다고 해요. 이 한자말을 쓰고 싶은 분은 쓸 만할 테지만, 묶음표를 쳐서 한자를 적어 넣더라도 뜻을 헤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한자말을 쓰기보다는 누구나 환하게 알아듣도록 한국말로 또렷하게 적을 때에 잘 어울립니다. 묶음표를 쳐서 한자를 적을 노릇이 아니라, 한국말로 “흘낏 보다”라 적을 노릇입니다.

 

 일별一瞥조차 못하는 것이다
→ 한 번 흘낏 보지도 못한다
→ 흘낏 보지도 못한다
→ 살짝 보지도 못한다
→ 구경조차 못한다
→ 조금도 못 본다
 …

 

  한국말 “흘낏 보다”를 한자말로 옮기면 ‘일별’이 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잘 알아듣고 즐겁게 생각을 나누도록 “흘낏 보다”라 적을 때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알맞고 아름답게 쓸 때에 싱그러이 살아나는 말입니다. 4346.9.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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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지내며 깨지 않은 때가 잦은지라, 내 가슴 깊은 곳에 숨은 하늘나라를 구경조차 못 한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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