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빨래


 

  여름에는 하루에 서너 번, 또는 너덧 번, 때로는 대여섯 번 빨래를 한다. 아이들 옷을 자주 갈아입히면서 그때그때 씻기고는 빨래를 한다. 빨래를 마친 옷가지는 마당에 내다 너는데, 여름볕 후끈후끈 뜨거워 곧 마른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한 옷도 물기만 짜고는 빨랫줄에 넌다. 이 옷가지도 어느새 마른다.


  여름에는 손과 발을 써서 빨래를 한다. 아니, 나는 봄이고 가을이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손과 발을 써서 빨래를 한다. 겨울에는 손발이 조금 시리지만 겨울인 줄 물씬 느낀다. 봄가을에는 손발이 시원한 듯 시린 듯하면서 봄가을을 듬뿍 느낀다. 여름에는 손발이 아주 시원하면서 더위가 가시네 하고 여름을 맑게 느낀다.

  여름날 아이들 땀에 젖은 옷을 여러 차례 빨면서 더위를 식힌다. 아이들은 여름날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고 날마다 여러 차례 씻는다. 아버지는 여름날 아이들 옷을 자꾸자꾸 빨래해서 새로 널고 새로 걷고 새로 개다가는 새로 입힌다. 쓰면 쓸수록 차가운 시골물 한껏 누리면서 여름 빨래 즐긴다. 4346.8.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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