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84) 나의 39 : 나의 기쁨

 

몇 년 전 내가 한국인들을 통해 모은 이야기를 다시 한국사람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나의 기쁨이기 때문이다
《힐디 강/정선태,김진옥 옮김-검은 우산 아래에서》(산처럼,2011) 7쪽

 

  “몇 년(年) 전(前)”은 “몇 해 앞서”로 다듬고, “한국인(-人)들을 통(通)해”는 “한국사람들한테서”로 다듬습니다. 그런데, 앞에서는 ‘한국인’이라 적고, 바로 뒤에서는 ‘한국사람’이라 적네요. 앞뒤를 ‘-사람’으로 맞추어야겠어요. “되돌려주는 것은”은 “되돌려주니”나 “되돌려주는 일은”으로 손봅니다.

 

 나의 기쁨이기 때문
→ 내 기쁨이기 때문
→ 나한테는 기쁨이기 때문
→ 나로서는 기쁘기 때문
→ 나는 기쁘기 때문
 …

 

  미국사람이 영어로 적을 때에는 “my -”처럼 글을 씁니다. 영어사전을 펼치면 첫 풀이말로 ‘나의’를 적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어린이도 중학교 아이들도 영어를 배우면서 ‘my’를 으레 ‘나의’로 여겨 버릇해요. 초등학교나 중학교, 또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어른들도 ‘my’를 한국말로 옮길 적에 으레 ‘나의’라 말하곤 하지요.


  한국말 ‘내’를 제대로 말하는 어른이 퍽 드뭅니다. 어른들이 ‘내’ 아닌 ‘나의’를 말해 버릇하니까, 아이들도 이 말투가 익숙합니다. 아이들이 ‘내’ 아닌 ‘나의’에 익숙한 채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 이 나라 곳곳에 ‘나의’가 두루 퍼질 테고, 새로 태어나 자라나는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이 ‘나의’를 익히 들으며 익숙하고 말아요.


  스무 해만에, 서른 해만에, 마흔 해만에, 한국말이 한국말 아니게 바뀝니다. 시나브로 한국말다운 모습이 사그라듭니다. 내 나라 내 겨레 내 말 내 삶인데, 자꾸자꾸 흐리멍덩한 모습이 됩니다. 4346.6.2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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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앞서 내가 한국사람들한테서 모은 이야기를 다시 한국사람들한테 되돌려주니 나로서는 기쁘기 때문이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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