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미국말 39 : 젠틀(gentle)

 


제비꽃 종류 중에도 양복이나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것처럼 젠틀gentle한 모습의 자주잎제비꽃이 있다
《유기억·장수길-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지성사,2013) 245쪽


  “제비꽃 종류(種類) 중(中)에도”는 “제비꽃 갈래 가운데에도”나 “제비꽃 갈래에서도”로 다듬습니다. “갖춰 입은 것처럼”은 “갖춰 입은듯이”나 “갖춰 입은 모습처럼”으로 손봅니다.


  ‘젠틀(gentle)’은 영어입니다. 영어를 쓰는 외국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이 영어를 써야 할 테지만, 한국말을 쓰는 한국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이 영어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사람이 읽는 한국책에도 이 영어를 넣을 까닭이 없어요.

 

 젠틀gentle한 모습의 자주잎제비꽃
→ 신사 같은 모습인 자주잎제비꽃
→ 말쑥한 자주잎제비꽃
→ 말끔한 자주잎제비꽃
 …

 

  영어사전을 뒤적이니, ‘gentle’은 “(1) 온화한, 순한, 조용한, 조심스러운 (2) 날씨·기온 등이 심하지 않은 (3) (영향이) 가벼운 (4) (경사가) 완만한”을 뜻한다고 나옵니다. 이 글을 쓴 분은 이 같은 뜻으로 ‘젠틀’을 쓰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신사(紳士)다운’을 가리키려고 이 낱말을 썼겠지요. 그러나 ‘젠틀맨(gentleman)’이 ‘신사’를 뜻할 뿐, ‘젠틀’은 좀 다른 자리에 쓰는 영어입니다.


  곧, 이 보기글 쓴 분은 ‘신사다운’이라고 적든지 ‘말쑥한’이나 ‘말끔한’ 같은 낱말을 넣어야 합니다. 또는, 꽃송이 빛깔과 모양을 헤아려 ‘얌전한’이나 ‘다소곳한’이나 ‘아리따운’이나 ‘차분한’이나 ‘멋들어진’ 같은 낱말을 넣을 수 있어요. 4346.6.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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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갈래에도 양복이나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듯이 말쑥한 자주잎제비꽃이 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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