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 앞 어린이

 


  오늘날 아이들은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풀을 보기 어렵다. 산을 오르내리려 한다 하더라도 번들번들 다져진 길을 다닐 뿐, 풀이 풀답게 돋은 흙길 거닐 일이 없다. 모두들 풀을 잊은 채 살아간다. 배추도 시금치도 상추도 무도 모두 풀인 줄, 벼도 보리도 감자도 풀이 돋아야 얻을 수 있는 줄 모른다. 우리 도서관 들어가는 어귀에 풀이 잘 돋는다. 사람이 다니는 만큼 풀이 밟혀 이럭저럭 다닐 만한 길이 생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집도 도서관도 온통 풀밭이니 풀밭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 풀내음 맡고 싶어, 풀이 웬만큼 길게 자라지 않으면 안 벤다. 4346.6.1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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