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50] 사랑밥

 


  따사로운 손길로 웃음 담아 짓는 밥에는 사랑이 깃듭니다. 여느 아침밥이고 낮밥이며 저녁밥이면서, 사랑밥 됩니다. 오순도순 웃음꽃 피우면서 밥을 먹을 적에는, 이 밥이 쌀밥이나 보리밥일 뿐 아니라, 웃음밥이기도 하다고 느낍니다. 그러고 보면,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는 밥이기에 이야기밥이라고도 느낍니다. 밥 한 그릇으로 기운을 얻어 삶을 새롭게 일구니, 삶밥이 되곤 합니다. 삶이 되는 밥이란, 목숨을 살찌우고 숨결을 살리니, 살림밥이기도 해요. 그런데, 몹시 슬프거나 힘든 일 있어, 어느 때에는 눈물밥 먹습니다. 슬픔밥이라 할까요. 씩씩하게 일어서야지요. 꿈밥을 먹고, 믿음밥을 먹으며 새힘 북돋아야지요. 기지개를 켜면서 하늘을 올려다봐요. 하늘숨 마시고 하늘밥 먹어요. 가만히 쪼그려앉아 들풀과 들꽃 쓰다듬어요. 흙숨 마시고 흙밥 먹어요. 풀을 즐기니 풀밥이지만, 풀바람 쐬면서 풀밥입니다. 나무그늘에 앉아 도시락 먹으면 들밥이 될 텐데, 푸른 내음 가득한 나무바람 들바람 듬뿍 마시니, 푸른밥도 되어요. 서로서로 나누는 밥이에요. 다 함께 누리는 밥이에요. 나눔밥이고, 어깨동무밥입니다. 구름밥이며, 무지개밥입니다. 4346.6.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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