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버스 책읽기

 


  어버이날에 음성 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찾아가고 나서, 고흥집으로 돌아오는 오늘, 음성에서 청주로 한 번, 청주에서 순천으로 한 번, 순천에서 고흥으로 한 번, 마지막 고흥읍에서 동백마을로 한 번, 이렇게 네 차례 버스를 탄다.


  마지막 네 번째 군내버스에 오르니 비로소 시골바람 맛을 느낀다. 시골풀 내음과 시골마을 모습을 헤아린다. 실비 살몃살몃 내리는 마을길 걷자니, 마을 논배미에서 개구리 밤노래 부르는 소리 온통 휘감는다.


  나흘 동안 고흥 바깥에서 자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자동차 소리에 시달렸는데, 이제 겨우 자동차 소리에서 홀가분하다. 도시에서는 너무 마땅히 자동차 소리로 가득하고, 웬만한 시골도 자동차 소리 스며든다. 참말 한국에서 자동차 소리 안 듣고 살 만한 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바람소리, 벌레소리, 새소리, 풀소리 들으면서 마음을 달래거나 살찌울 보금자리는 어디일까. 사람이 사람답게 마음 돌보면서 지낼 터는 어디일까. 4346.5.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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