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놀이 어린이

 


  큰아이가 그렸다 지울 수 있는 판에 그림을 가득 채워 그리고는, 이내 그림을 지우며 다른 것을 그린다. 애써 그리고는 지우니 아쉽다 싶다가도, 아이가 그림을 그리자면 날마다 수없이 많은 종이를 써야 할 텐데, 이렇게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고 지우면 종이가 안 들겠다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나 어릴 적에 흙땅에 나무작대기나 돌멩이로 그림을 얼마나 많이 자주 그렸던가. 나는 어버이로서 아이들한테 흙땅을 마련해 주지 몹시 서운하다. 나는 어려서 흙땅에서 늘 뒹굴고 놀았지만, 내가 크는 동안 흙땅을 지키지 못한 나머지 아이들한테 아직 흙땅을 마련해 주지 못한다. 아이들이 더 크기 앞서 어여쁜 흙땅을 내 보금자리로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4345.10.2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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