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놀이

 


  아이는 한글을 언제 배우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는 국민학교에 들던 여덟 살에 배웠으니 우리 아이도 그무렵에 배울 만하겠지 하고만 느꼈다. 그러다가 굳이 여덟 살이라는 틀, 또는 초등학교(이든 국민학교)라는 울타리에 매여 생각할 까닭이 없다고 배운다. 일찌감치 글을 가르치거나 책을 읽히려는 뜻이 아니라, 네 식구 요모조모 알콩달콩 살아가며 글놀이를 할 만하리라 느낀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하는 일이 글쓰기인 만큼, 아이는 연필을 쥐고 빈책을 펼쳐 글놀이를 즐길 수 있다.


  깍두기공책에 한글을 또박또박 쓰던 아이가 어느새 깍두기 한 칸에 한글을 깨알같이 집어넣는다. 언제 이렇게 썼니? 곁에서 지켜보던 아버지가 책을 읽느라 한눈을 판 사이 깨알글 놀이를 했다. 이렇게 해 놓고는 아버지를 부르며 여기 보라고 하고는 빙그레 웃는다. (4345.7.3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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